출근길 5분 미국시장 브리핑 · 이 글을 음성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약 5분)
나쁜 소식이 두 개 겹쳤습니다.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12년 만의 최저로 주저앉았고, 3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2002년 이후 처음 보는 자리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정작 주가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오전에 밀렸던 지수가 오후 들어 대부분 되돌아왔기 때문인데, 그 뒤에는 90달러 선이 무너진 국제유가와 예상보다 부드러웠던 연준 인사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주요 지수 마감
| 지수 | 종가 | 전일 대비 | 등락률 |
|---|---|---|---|
| S&P 500 | 7,670.84 | -12.85 | -0.17% |
| 나스닥 종합 | 26,797.54 | -22.84 | -0.09% |
| 다우존스 산업평균 | 51,349.92 | -131.59 | -0.26% |
| 러셀 2000 | 2,807.92 | -9.99 | -0.35% |
| VIX | 16 내외 | — | — |
네 지수가 모두 내렸지만 폭은 크지 않았습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순서입니다. 금리에 가장 민감한 소형주 러셀 2000이 가장 많이 빠졌고, 대형 기술주가 모인 나스닥이 가장 적게 빠졌습니다. 장기 금리가 오르는 날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그림입니다. 변동성지수 VIX는 16 근처에 머물러, 지표가 나빴던 것에 비하면 시장의 공포는 크지 않았습니다.
섹터로는 유틸리티가 0.8% 올라 가장 강했고, 금융과 헬스케어가 약했습니다.
금리 · 원자재 · 가상자산
| 항목 | 수준 | 전일 대비 | 메모 |
|---|---|---|---|
| 미국채 10년물 | 5.26% | +4bp |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구간 |
| WTI 원유 | $89.38 | -3.5% | 전략비축유 방출 · 사우디 수출 회복 |
| 금 | $4,179.70 | +0.3% | 전주 급락 후 숨 고르기 |
| 비트코인 | $84,200 | +1.4% | 24시간 기준, 한국시간 9/30 아침 |
어제 시장의 무게중심은 주식이 아니라 채권이었습니다. 10년물이 5.26%로 올라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구간에 다시 자리를 잡았고, 30년물은 장중 5.62%까지 튀었다가 5.59% 부근에서 마감했습니다. 30년물 기준으로는 2002년 이후 처음 보는 수준입니다.
반면 원자재는 식었습니다. WTI가 3.5% 내리며 90달러 선을 내줬는데, 바로 전날 브렌트유가 105달러를 넘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틀 만에 분위기가 뒤집힌 셈입니다. 금은 지난주의 급락을 딛고 소폭 반등했고, 비트코인은 8만 4천 달러선을 회복했습니다.
왜 이게 중요한가 — 단기 금리가 오르는 것은 연준이 지금 무엇을 할지의 문제지만, 30년물처럼 아주 긴 금리가 오르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물가가 높게 유지되고 국채 발행도 계속 늘어날 거라는 쪽에 돈이 걸리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주식 가치를 계산할 때 쓰는 할인율이 통째로 올라가므로, 이익이 먼 미래에 몰려 있는 성장주와 빚을 많이 쓰는 소형주가 먼저 부담을 받습니다. 어제 러셀 2000이 가장 많이 빠진 이유입니다.
어제 시장을 움직인 것들
경제지표소비자신뢰지수, 12년 만의 최저
컨퍼런스보드 9월 소비자신뢰지수가 81.9로 나왔습니다. 8월 88.6에서 6.7포인트 급락했고, 시장 예상치 89.2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속을 보면 더 좋지 않습니다. 앞으로 6개월을 보는 기대지수가 63.6까지 내려갔는데, 경기 침체 경계선으로 보는 80을 한참 밑돕니다. 현재 여건에 대한 평가도 2024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소비자가 직접 적어낸 우려에서는 물가, 그중에서도 기름값이 압도적이었고 연준의 금리 인상과 지정학 리스크가 뒤를 이었습니다. 1년 뒤 물가 전망은 6.1%까지 올라갔고, 응답자의 68.4%가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봤습니다.
원자재유가 90달러 붕괴 — 소비자가 걱정한 바로 그날
공교롭게도 소비자들이 가장 불안해한 기름값이 그날 크게 떨어졌습니다. 미국이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항구 원유 수출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보도가 겹치면서 WTI가 89.38달러로 밀렸습니다. 이 소식이 오후에 전해지면서 증시도 저점에서 올라왔습니다. 다만 이란을 둘러싼 긴장 자체가 풀린 것은 아니라서, 공급 차질 우려는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는 상태입니다.
통화정책윌리엄스 발언에 10월 인상 확률이 반으로
뉴욕 연방준비은행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이 시장 예상보다 덜 매파적이었습니다. 10월에 반드시 올리지 않고 12월까지 지켜볼 여지가 있다는 뉘앙스로 읽히면서, 전날 70%까지 올라갔던 10월 인상 확률이 거의 반반으로 되돌아왔습니다. 그 결과 2년물 금리는 오히려 내렸고, 장기물만 오르는 어긋난 하루가 나왔습니다.
테크앤스로픽 2조 달러 · AMD의 인수
AI 기업 앤스로픽이 2조 달러 기업가치로 거론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기술주 심리를 떠받쳤습니다. AMD는 AI 스타트업 월드랩스를 82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발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나스닥이 가장 적게 빠진 배경에 이 AI 관련 뉴스들이 있었습니다.
규제FICO 독점 구조가 흔들렸다
신용평가 회사 페어아이작(FICO)이 하루에 21.6% 무너졌습니다. 미국 국책 모기지기관들이 경쟁 신용점수인 밴티지스코어 4.0에 매기던 가격 불이익을 없애기로 하면서, 수십 년 이어진 FICO 점수의 사실상 독점 지위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번졌습니다. 같은 신용정보 업종인 에퀴팩스도 함께 내렸습니다.
밸류에이션실러 CAPE가 1999년 수준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인 실러 CAPE가 1999년 이후 보지 못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금리가 20여 년 만의 고점 부근인데 밸류에이션은 닷컴 시기와 비슷하다는 조합 자체가, 지표 하나에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이슈 종목
| 종목 | 등락률 | 이유 |
|---|---|---|
| 아이오반스 IOVA | +24% |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4.1~4.2억 달러로 상향 |
| 카니발 CCL | +11.7% | 3분기 매출 84.4억 달러로 컨센서스 상회, 비용 개선 목표 상향 |
| 블룸에너지 BE | +11.2% |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기대, 증권사 수주 코멘트 |
| 루멘텀 LITE | +5.9% | AI 광통신 부품 수요 기대 |
| 넷플릭스 NFLX | +2% | 투자의견 매수로 상향, 시장 확대 여력 부각 |
| 유니큐어 QURE | -36% | 임상 1/2상 데이터가 기대에 못 미침 |
| 페어아이작 FICO | -21.6% | 국책 모기지기관이 밴티지스코어 가격 불이익 폐지 |
| 팔로알토 PANW | -2.8% | 고밸류 소프트웨어 전반 차익 실현 |
| 에퀴팩스 EFX | -2.7% | FICO 이슈가 신용정보 업종 전반으로 확산 |
| 몽고DB MDB | -2% | CEO가 메타로 이직한다는 발표 |
IOVA·QURE는 장중 기준 수치입니다. VIX는 정확한 종가를 확인하지 못해 대략적인 수준만 적었습니다.
오늘 밤 체크포인트 (한국시간)
- 수요일 밤 9시 15분 — ADP 민간 고용(9월). 예상 7만 명, 직전 3.8만 명.
- 수요일 밤 9시 30분 —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와 2분기 GDP 확정치. 근원 PCE는 전월 대비 0.3% 상승이 예상되며, 앞서 소비자물가가 다시 뜨거워진 뒤라 가장 주목받는 지표입니다.
- 수요일 밤 10시 45분 — 시카고 PMI(9월). 예상 51.3, 직전 47.1.
- 목요일 밤 11시 — ISM 제조업 지수(9월). 예상 54.8.
- 금요일 밤 9시 30분 — 9월 고용보고서. 신규 고용 10만 명 안팎, 실업률 4.2% 전망.
정리하면
심리는 12년 만의 바닥, 장기 금리는 20여 년 만의 고점. 이 둘만 놓고 보면 주가가 크게 밀렸어야 하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유가가 90달러 아래로 내려오고 연준 인사가 한 박자 쉬어갈 여지를 열어주면서 균형이 맞춰졌습니다. 바꿔 말하면 지금 시장은 물가와 금리라는 한 축과, 유가와 연준이라는 다른 축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오늘 밤 PCE 물가가 어느 쪽으로 기울게 하느냐가 이번 주의 첫 번째 갈림길입니다. 예상을 웃돌면 30년물이 다시 밀려 올라가며 소형주와 고밸류 성장주가 먼저 흔들릴 수 있고, 예상을 밑돌면 10월 인상 부담이 더 내려가면서 이틀간의 하락을 되돌릴 여지가 생깁니다.
이 글은 공개된 자료를 정리한 것으로 특정 종목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수치는 발표 기관과 집계 시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앞뒤 거래일의 흐름과 이번 주 일정을 이어서 보면 시장의 맥락이 잡힙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