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주고 나라가 망하지 않으면 안정할 것 같던, ELS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22년 10월 홍콩H지수가 급락하면서, 24년 3년 만기가 돌아왔지만 지수는 회복되지 못하고,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원금 10.4조원 중 4.6조원을 날렸습니다. 무엇이 잘못됐고, 그 뒤 은행 판매 창구와 시장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홍콩 H지수 ELS 사태
국가의 대표지수(코스피200, S&P500, 홍콩H, 유로스톡스50 등)를 기초자산으로 한 “지수형ELS는 그래도 안전하다”는 믿음을 점검하기에 이보다 좋은 사례가 없을 것 같습니다. 문제의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도 지수형 스텝다운 구조의 ELS였습니다.
문제는 ELS 구조가 아니라 발행 타이밍입니다. 2021년 홍콩 H지수가 12,000선 부근일 때 한 해에만 19조원어치가 발행됐습니다. 중국 빅테크 규제, 부동산 위기, 코로나팬데믹을 거치며 지수는 2022년 10월에 5,000선이 무너졌습니다. 고점 대비 60% 하락. 3년 만기가 돌아온 2024년에도 지수는 6,000선에 머물렀습니다.
당시 팔린 상품의 구조는 지금도 제일 대중적인 스텝다운으로 방식으로, 3년 만기에 6개월마다 평가하고, 조기상환 배리어는 95%에서 시작해 5%씩 내려가 만기에 70%가 되는 전형적인 스텝다운 방식이었습니다.
은행이 이것을 적극적으로 권한 배경에는 금리가 있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저금리 양적완화 국면에서 2020~2021년 정기예금 가중평균금리는 연 0.91~1.79%에 불과했고, H지수는 2009년 이후 8,000~12,000포인트 사이를 오가며 장기 하락장을 겪은 적이 없었습니다. “예금 이자의 몇 배를, 지수가 반토막만 안 나면” 이라는 설명이 당시에는 설득력 있게 들렸던 것입니다.
손실 상환된 계좌가 전체의 75.5%, 수익 상환은 24.5%에 그쳤습니다. 은행권 자율배상은 93.8%가 동의했지만 평균 배상비율은 31.4%였습니다. 손실의 3분의 1 정도만 돌려받았다는 뜻입니다. 주판매처인 5개 은행들은 과징금 합산 약 6,000억원, 기관경고 제재를 받았고요.
남은 교훈 세 가지
- 지수도 반토막이 납니다. 개별 종목보다 확률이 낮을 뿐, 국가 단위 정책 리스크나 구조적 침체가 오면 지수도 60% 빠집니다.
- 낙인 없는 상품에서도 손실이 났습니다. 2024년 초 원금손실 138종목 중 42%가 노낙인형이었습니다. 낙인이 없어도 만기에 마지막 배리어를 못 넘으면 똑같이 손실입니다. 낙인은 위험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입니다.
- 판매 채널이 피해를 키웠습니다. 은행 창구에서 예금 만기 고객에게 권유됐고 고령 투자자 비중이 높았습니다. 상품보다 “누가, 누구에게, 어떻게 팔았는가”가 사태의 핵심이었습니다.
이후 무엇이 바뀌었나
감독당국의 규제는 판매 창구를 겨냥했습니다.
은행 창구가 문제였던 이유
은행과 거래하는 고객은 원금보존을 소중히 생각합니다. 마침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왔고, 은행 창구 직원이 “예금보다 좀 더 낫다며 ELS”를 권합니다. 증권사는 무서워서 계좌도 못 여는 고객이, 은행 창구에서는 같은 위험을 진 상품에 선뜻 서명합니다. 은행이라는 간판을 보고 상품의 구조도 모른 채 거래한 것 입니다.
직원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파생결합증권의 손익 구조를 설명하려면 배리어, 낙인, 워스트 퍼포머, 조기상환 조건을 모두 이해하고 설명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KYC(Know Your Customer) 규정에 맞게 해당 상품의 위험성향에 맞는, 즉 손실구조를 인지하고 감당할 수 있는 고객에게 권해야 했습니다.
예금·대출 업무와 병행하는 창구에서 제대로 상품을 이해하고, 고객에게 적정/적합하여 권한 것 이라기 보다는 은행의 실적 목표, 즉, 비이자이익 목표달성을 위한 내부 KPI에 따른 직원에 대한 판매독려까지 얹혀졌으리라 봅니다.
감독당국, 은행 판매점포 제한 조치등 시행
- 감독당국은 25년 9월부터 은행별 거점점포에서만 ELS 판매 가능하게 제한조치 시행.
- 거점점포는 5대 은행 기준 전체 점포의 5~10% 수준으로, 별도 출입문이나 층 분리로 물리적으로 구분된 공간 + 3년 이상 판매경력의 전담 직원만 판매 가능
- 상품명 앞에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표기 의무화, 이해도 제고용 동영상 제공등 조치
지금 팔리는 ELS 기초자산이 바뀌었습니다
이후 은행들은 아예 사업을 철수하는 등 판매를 중단하거나 일부판매만 제개한 상황으로, 지금 대부분의 ELS는 원래 고향인 증권사에서 팔리고 있으며, 판매수준도 회복하고 있습니다.
2026년 상반기 기준 종목형 13조 6,273억원(49.1%)이 지수형 12조 4,004억원(44.7%)을 앞질렀습니다. 예전에는 지수형이 압도적이었으나, 홍콩 사태로 해외지수 신뢰가 떨어진 자리를 국내 반도체주가 채운 것입니다.
새로운 쏠림 — 삼전·하이닉스
2026년 상반기 삼성전자 기초 ELS가 660건, SK하이닉스가 577건, 두 종목을 함께 담은 상품이 320건(7,969억원)입니다. 반도체주가 오를 대로 오른 뒤 집중 발행되면서 “상투 발행” 논란도 나오고 있습니다.
3편 — ELS 가입 실전편
지금 팔리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ELS 하나를 뜯어보겠습니다.
이 글은 상품 구조에 대한 설명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본문의 상품 조건은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예시이며, 실제 가입 시에는 해당 상품의 투자설명서를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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